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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회화를 마스터하는 최상의 방법은 무엇일까? 본문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영어의 1%도 쓰지 못한다."
이 말은 제가 판단하는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현실입니다. 원어민도 잘 모르는 문법과 단어까지도 모두 섭렵한 똑똑한 우리 나라 사람들이, 아는 만큼 제대로 말하거나 듣지 못하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생각하는 저의 주장입니다. 입시제도에 맞춤화된 교육에 익숙해진 우리들이 잘 하는 것은 영어시험에 강하다는 것 그것 하나뿐인 것이죠.
즉 수동적인(receptive) 기술에 해당하는 읽기와 듣기에는 입시제도에 맞게 잘 훈련이 되어 있지만, 생산적인(productive) 기술인 말하기와 쓰기 능력은 개발되지 않은채 머릿속 깊이 파묻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생활이나 학교 수업시간에 자유롭게 말하기와 쓰기가 훈련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그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영어로 말하고 쓸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될 수 있다."
인간이 태어나서 유아기를 거치면서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의 수 많은 말, 즉 모국어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단어의 뜻을 추측하게 되고, 발음을 익히게 되고, 그리고 나아가 어법을 익히면서 말을 배워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왜 외국어는 그렇게 가르치거나 그런 식으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지 않는 걸까요? 영어 선생님이 영어로 강의할 수 있는 실력이 안되서? 아니면 가족들이 영어 구사능력이 없으니 실생활에서 영어 노출이 전혀 안되기 때문에?....
유아기에도 가족들이 완전한 문장을 문법에 맞게, 정확하게 아기들에게 말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간단한 단어 한두 개에 감정만 실어서 전달함으로써 의미 전달이 되고, 그런 표현들을 수천 번 들은 후에야 아기들은 비슷한 소리만 흉내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수 많은 발음과 어법상의 실수를 거쳐서 비로소 조금씩 교정이 되면서 제법 언어다운 말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아기들도 듣기만 하고 직접 말을 하려 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언어를 완벽하게 습득하지 못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나의 언어를 외국어라는 이름으로 뒤늦게 배우는 사람들도 그 언어를 습득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아들처럼 수 많은 시간동안 그 언어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오히려 옹아리로 시작하는 아기들보다는 처음부터 비교적 쉽게 여러가지 발음의 차이와 방법을 느껴가며 배울 수 있으며, (아기들은 우리 말에 해당하는 단어의 이해도 어느 정도 나이가 될 때까지는 이해하기 힘든 반면) 단어나 어휘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은 훨씬 빠르기 때문에 오히려 아기들보다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문제는 책을 통해 배운 것을 직접 말하거나 글로 써보지 않는 공부법에 있는 것이지요. 아기들이 수 년간의 자연스런 생활을 통해서 가족들의 말을 거의 다 이해하는 수준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알고 있는 것을 부지런히 직접 해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기껏해야 시험대비라는 차원에서만 열심히 준비하여 고득점을 받은 영어 수능등급 1등급 학생이나 TOEIC 900점 이상의 고득점자들이 영어로 말하는 정도의 언어구사 능력밖에 되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겨우 겨우 간단한 의사 전달만 하는 수준이 되겠지요.
"어법, 문법에 맞는지 안 맞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단지 말을 해보느냐 안 해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말을 직접 해본다거나, 글로 직접 써보는 노력은 우리의 머릿 속에 영어식 마인드를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 언어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능숙한 구사능력을 키워가는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자신이 말한 표현이, 자신이 직접 글로 쓴 문장이 맞는지 틀렸는지는 일단 중요한게 아니고, 그렇게 함으로써 계속해서 영어식 마인드로 우리 두뇌를 바꿔가는, 피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과정인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영어식 마인드를 키워가다보면 활자화 되어 있는 영어책이나, 또는 오디오화 되어 있는 시청각교재라는 '정답'을 통해서 하나씩 수정해가는 것도 훨씬 이해가 빠르게 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기 때문에 섣불리 말하기나 쓰기를 했다가는 '콩글리쉬'의 달인이 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단지 기우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설사 약간의 콩글리쉬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지인들과의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 예로 우리가 싱가포르에 가보면 알 수 있습니다. 소위 '싱글리쉬'라고 불리는 너무나 낯선 그들만의 발음과 그들만의 표현 방식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사람들은 미국이나 영국의 네이티브 스피커는 물론이고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과의 영어 대화에도 전혀 어려움이 없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그러면 지금에라도 우리의 영어 교육 현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중고등학교의 선생님들을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까지도 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네이티브 스피커로 대체해야 할까요? 아니면 최소한 스피킹 시험 상위 수준의 고득점을 필수 조건으로 교사를 채용해야 할까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방법이지요.
제가 생각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영어교과서를 비롯해서 모든 영어책에서 영어와 우리말 해석의 위치를 바꾸는 것입니다. 즉 우리 말을 먼저 제시하고, 거기에 맞는 영어 문장을 그 다음에 나오게 해서 학습자들이 스스로 우리 말을 영어로 만들어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외국 현지에 가서 공부하거나 살게 되면 자연스레 영어가 늘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어떻게 하든 영어를 쓸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되면 영어를 많이 쓰게 되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레 영어 실력이 매우 빠르게 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영어를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설정해서 영어를 쓰도록 만들어라."
영어 책에 우리 말 부터 제시하는 방법의 효과도 이와 똑같습니다. 어떻게 하든 영어로 직접 생각하고 말하게 함으로써 생산적 능력(productive skill)을 키워나가는 과정, 효과는 같다는 말입니다. 오히려 현지에서는 상대방이 내가 말한 영어 문장이 어법상 틀리다고 해도 교정을 안해주고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지만, 이 방법은 책을 통해 '정답'을 확인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기 때문에 더욱 훌륭한, 책임있는 교육방법이 되겠지요.
"혼자서 공부할 때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입니다."
우리 나라의 교육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바뀌어 힘들이지 않아도 쉽게 영어를 마스터 할 수 있기 전에 우리가 각자 할 수 있는 최상의 영어 마스터 방법은 이 길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저 또한 물론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신하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영어책, 회화책이라도 좋습니다. 영어문장을 먼저 보고 무작정 외우려 하지 말고, 영어 문장은 자그마한 카드로 가리고, 우리 말 해석부분을 먼저 보고 영어로 만들어 보도록 하십시요. 콩글리쉬가 되더라도 어떻게 해서라도 가상의 상대에게 의미가 전달됐다고 생각할 정도로 문장을 만들어 보고 난후에 비로소 제시된 영어문장을 확인하십시요.
"아주 짧고 기본적인 문장도 1~2초 안에 하지 못하면 유창하게 말하지 못한다."
초급이나 기본과정은 자존심 상한다고 처음부터 어려운 중급, 고급 문장을 시도하려 하지말고 기본적인 문장부터 연습해보십시요.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단순한 진리는 영어 공부하는데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이고 짧은 문장도 1초 내외에 바로 만들어 말할 수 없다면 결코 유창한 언어 구사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이런 학습방법이 처음에는 지겹고 힘들더라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꽤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며, 그런 수준이 되면 여러분의 실력은 눈에 띄게 늘게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영어를 비롯한 모든 외국어는 공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훈련하는 것입니다. 앉아서 그냥 눈으로 보는 공부가 아닌 몸소 시도해봄으로써 몸에 익숙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인 훈련인 것이지요. 항상 영어 공부를 할 때는 이 점을 잊지 마십시요.
"꼭 우리 말을 영어로 먼저 만들어 보고 영어로 제시된 문장을 확인하십시요. 영어회화는 공부가 아니고 훈련입니다."
* 다음 글에서는 이 방법이 왜 영어 듣기에도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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