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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본문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어릴 적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공설운동장 입구에 걸린 문구가 바로 저 격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왜 그렇지?' 하는 궁금증이 있었음에도, 마치 웬만한 현자가 아니면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철학적 명제처럼 여겨져 어린 마음에는 꽤나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왠지 모르게 4, 5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문구는 생생히 기억이 나곤 한다. 쿠베르탱이 제창했다는 올림픽 게임이 추구하는 기본 정신이었나 하며 궁금해 했던 기억과 섞여 여전히 내 머리속에 맴돌곤 하는 문구이다.
일각에서는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Juvenalis)가 사실은 다른 의도로 한 말이 와전되어 전달되었다고 한다. 당시에 유베날리스는 검투사들의 신체단련 열풍을 못마땅하게 여겨,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바람직할 것이다." 라며 비꼬는 말이었다고 한다.
누가, 어떠한 의도나 의미로 말했든간에 나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그 문구를 이해한다고 시작하면서부터는 개인적으로 일리가 있는, 타당한 진리라고 생각해 온 게 사실이다. 그때 공설운동장에 걸려있던 '건강한 육체'가 운동을 장려하려는 의도였다고 이해하는게 맞다면 운동이 건전한 정신, 사고형성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서적으로는 아직 불안정한 반면 에너지는 항상 넘쳐나는 청소년들에게 운동은 건전한 에너지 발산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휴일에 아침 일찍 부터 지하철 역사에 마련되어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댄스 연습 공간에서 한두 명도 아니고 여러 팀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서 열심히 연습하는 것을 보면서 항상 드는 생각이 바로 '건전한 에너지 발산'이었다.
또한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으로 힘들어하는 많은 직장인들도 정기적인 운동을 통해서 심신의 활력을 되찾았다는 사례들을 볼 때 분명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는 비례한다 할 수 있겠다. 역설적으로는 우리가 감기나 배탈과 같은 경미한 일상의 질병, 또는 과음 후 찾아오는 숙취, 기타 원인으로 인해 몸의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은 경우 빠져드는 최악의 감정이나 정신자세를 돌이켜보면 충분히 이해가 될 수도 있는 명언인 것 같다.
내가 여기서 제기하는 '건전치 못한 정신'이란 탐욕스럽다거나 비도덕적, 비윤리적인 정신이라는 측면에서 이르는 말은 아니고, 건강이라는 측면에서 정신적으로 나약하다는 의미이다. '피곤해', '힘들어 죽겠어',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등등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이 입만 열면 엄살 아닌 엄살을 늘어놓곤 한다.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음은 물론이다. 세상 모든 일, 회사 내 일은 죄다 내가 한 듯 피곤하단 말을 서슴치 않는게 대다수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가지 책을 읽으면서 깨닫기도 했고, 특히 젊은 시절 이른 아침 심한 숙취에도 불구하고 샤워하면서 혼자 '난 괜찮다!(사실은 욕이 섞인 영어로 했지만)' 라고 외치며 스스로 열정을 끌어올려 도서관으로 향하던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면서 이제는 습관을 바꿔가고 있다. 항상 나는 에너지가 넘친다는 생각으로 기존의 엄살, '이제 나이가 있어서...'라는 변명을 쫓아내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렇다고 갑자기 없던 기운이 활화산처럼 다시 용솟음 친다고 피부로 느끼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의 자기 암시가 기분은 꽤나 전환시켜주고 그 마음가짐의 변화만으로도 에너지는 조금씩 재충전 되는 느낌이다.
어차피 중년이 되면 신체의 대사활동이나 근력 등의 저하가 객관적으로, 의학적으로 볼 때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다고 한다면, 하강곡선을 걷고 있는 신체에 이끌려 심리, 정신도 따라 내려가면서 오히려 속도를 부추길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라도 정신이 세월에 맞서 달리며 신체를 이끌도록 노력하는게 우리가 해야만 하는 과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난 괜찮다", "나는 항상 에너지가 넘친다", "나는 더 젊어지고 있다", "나는 매일 매일 강해지고 있다" .....
어떤 말이라도 좋다. 각자 가장 힘이 된다고 생각하는 말을 아침마다, 피곤하다 느낄 때마다 속으로 힘있게 여러번 외쳐 보자. 돈 드는 일도 아니고 더욱이 어려운 일도 아니며, 이런 쉬운 일상을 통해서 우리가 정말 젊어질지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 사실 위 글을 써 놓은게 벌써 몇달 전이었다. 오늘 블로그에 실기 위해서 이 글을 다시 적다 보니 최근에 내가 위의 다짐과는 오히려 반대로 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최근 한 달여간 몸의 컨디션이 안 좋다보니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는 등 전반적으로 정신 자세가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잠시라도 의도적인 노력을 게을리하면 금새 원래의 나약한 나로 회귀하고 만다는 생각에 미치자 매일 매일 자기 각오를 다져야 하는 필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항상 스스로 공기압을 체크하고 부족하다 느껴질 때 제때 제때 보충하지 않으면 슬금슬금 빠져나가는 타이어의 공기 같은 것이 우리 안에 억지로 주입한 긍정의 에너지, 열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번 긍정과 열정이 가득한 공기를 불어 넣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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