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BetterLife (Do Till Done! 성공학&영어)

술이 내 발목을 잡는 것 같은데..... 본문

자기계발, 성공학/가슴벅찬 인생을 위한 메시지

술이 내 발목을 잡는 것 같은데.....

두틸던(DoTillDone) 2019. 9. 7. 07:10

 

나는 술을 좋아한다. 한창 혈기왕성하던 젊은 시절에도 술을 자주 먹기는 했지만, 다정한 벗들과 자리를 같이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분위기를 좋아할 뿐이지, 술 마시는 것 자체를 즐긴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아니, 언제부터인지는 안다. 5년여 전 부모님 집에서 나와서 다시 '나의 생활'을 하면서부터였다. 항상 알아서 차려주시던어머니의 저녁 밥상을 이제는 내가 해결해야 되는 순간부터 그저 간단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간단한 안주거리와 소주가 더 이상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주된 저녁 먹거리로 선정되었고, 그 이후로 알게 모르게 거의 습관처럼 내 안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요새는 굳이 그렇게 해결하지 않아도 되는 다른 나만의 방법이 있기에, 또 여러가지 건강 관리의 필요성도 있기에 이제는 정말 멀리해야 할 구습이건만, 아직도 거의 매일 저녁 답습을 거듭하고 있을 뿐이다. 다이어트에 애쓰는 아들을 격려해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구미 당기는 외식을 은근히 부추기며 결국은 둘 다 각자의 갈증을 해소하고 들어오곤 하는 것이다.

 

술이 많이 약해진 요즘은 적당한 취기 덕분에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는, 아침형도 아닌 '새벽형 인간'이 되어 버렸다. 술 기운이 내 몸속에서 달아날 때쯤이면 머릿속이 각성이 되는지, 더 이상 잠에 대한 욕구는 사라지고, 전날 음주에 대한 자책감으로 저녁에 하지 못했던 독서나 컴퓨터 작업을 하고자 주섬주섬 일어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두세 시간은 일찍 하루를 시작하게 되는 장점 아닌 장점은 있다.

 

시간적인 면에서는 잃어버린 저녁시간을 새벽에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신체적인 피로감은 여전히 내게 부담으로 남아있고, 특히 금주, 또는 절주에 대한 내 결심이 무너지면서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나만의 식이요법에는 큰 차질을 빚을 때가 많기에 항상 후회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보다 굳은 결심을 통해 내 인생에 커다란 변화를 꿈꾸며 나름대로의 계획을 실천하고 있는 요즘에도 악순환처럼 되풀이 되는 저녁시간의 낭비, 신체적 에너지 소모 등은 결코 어떤 식으로도 간과될 수 없는 것임은 내 자신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얼마전 동기부여 전문가의 강연을 듣고 잠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내 자신의 변화를 위하여 최근 노력 중이며, 어느 정도 열심히 실천도 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단지 저녁 시간 술 마시는 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어찌 보면 소중한 저녁 시간에 이렇게 자주 술을 마시는 안 좋은 습관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것도 직업의 특성상 짐작만으로도 충분히 자기 자신에게는 항상 엄격하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몸소 실천할 것 같은 동기부여, 자기관리 전문가에게 숨김없이 내 치부를 드러낸다는 것이 창피한 일임에 틀림없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담하게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상대에게 알려주는 것은 비교적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온 것 같다. 그날도 그랬다. 하지만 그날은 바로 뒤를 이어 이런 의구심도 들었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를 낸답시고, 오히려 이를 통해 나를 합리화 시키는 것은 아닌가? 내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하는 대신 이것으로 용서되고 면죄부를 얻으려는 무의식적인 기대심리 때문은 아닌가?"

 

왜냐하면 음주습관을 그에게 털어 놓는 그 순간에도 나는 저녁에 귀가하면 아들 저녁 사주면서 한 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어이 없다는 씁쓸한 기분과 허탈한 웃음을 애써 감추었지만, 역시 그날 저녁도 '생각대로 실천'하고 말았다. 나도 안다, 그야 말로 '구제불능'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요새는 이러다가 고질적인 음주 습관이 내 미래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스러운 생각이 많이 든다. 음주로 인한 시간 낭비, 건강 저해, 전반적인 마인드 저하 등이 삼박자를 이뤄 결국에는 내가 꿈꾸는 커다란 변화의 몸부림을 방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아니 의구심이 아니고 기정사실 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에 있는 스케줄 관리에 체크하던 금주의 날 표시가 거의 멈추어 가는 것을 보면서도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 같다. 금주 표시가 매일 끊기지 않고 계속 길게 체인을 키워가는 '좋은 습관 들이기'에 다시 애착을 갖도록 심리적인 재정비부터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잠시 멀리했던 애독서들부터 다시 읽으면서 한동안 방향을 잃고 표류하던 내 마음을 굳게 붙잡아 줄 닻을 내려 보도록 해야겠다. 가을을 유독 타는 경향이 있는 나로서는 다시 술의 유혹을 강하게 받기 전, 본격적인 가을의 스산함이 엄습하기 전인 지금이, 애독서들의 금과옥조와도 같은 글의 향기에 먼저 취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노력을 할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인 것 같다....

 

 

Comments